북경대와 칭화대가 이번 20년 봄학기부터 학점 교류를 시작한다는 소식은 "중고급자를 위한 독학 중국어 공부법 : 중국 라디오를 들어보자" 포스트를 통해 소개한 라디오 프로그램인 资讯非常道에서 오늘 다룬 화제다.
사실 오늘자 위챗 알림에 뜬 제목은 조금 더 자극적이었다. "上北大还是上清华?以后这个问题不用在纠结了!(북경대에 갈까, 칭화대에 갈까? 앞으로 이 문제는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알려져있다시피, 북경대와 칭화대는 중국 대학 순위 1,2위를 다투는 이웃 라이벌 학교다. 제목만 보고 궁금해서 눌러보니 학점 교류 이야기였다.
북경대 홈페이지에 지난 1월 13일에 "关于清华大学部分优质课程面向我校本科生开放选课的通知(칭화대의 일부 우수 과목의 본교 학부생대상 개방과 관련한 통지)"라는 공지가 올라왔다고 한다. 북경대, 칭화대는 둘 다 훌륭한 학교지만, 그 중에서도 북경대는 인문계열, 칭화대는 이공계열에 좀 더 강하다고 알려져있다. 이번에 북경대는 중국역사지리, 서양미술사, 발전심리학 등의 27개 과정을 칭화대에, 칭화대는 인공지능기술, 공업 데이터마이닝 및 분석 등 12개 과정을 북경대에 공개하고, 학점도 인정해준다고 한다.
오늘자 라디오에서는 이런 변화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훌륭한 학교라고 해서 과목 하나하나가 모두 다 훌륭하기 어려우니, 다른 학교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면 좋다고 했다. 온라인으로 대학 강좌를 공개하는 분위기이기도 하고 말이다. 라디오에서는 더 나아가, 만약 제한 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면 무슨 수업을 들을지도 화제였다. 게스트는 통계학과 철학이라고 답했다. 요새 시대에는 여러 분야를 두루 접목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니까.
대학 입시 때의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중간에 다른 전공이 마음에 들면 다른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졸업할 수 있다면 어떨지 잠깐 생각해봤다. 그런데 북경대와 칭화대의 학점 교류 시도가 성공한다면, 그건 두 학교가 도보로 이동 가능한 가까운 거리고, 서로의 실력을 인정할 수 있는 라이벌 학교이며, 인문계와 이공계에서 각각의 강점이 분명하기 때문일 것 같다. 그렇지 않고는 애초에 학점 교류 협의 자체가 어렵지 않았을까.
* 중국 대학명은 '00대학교'가 아니라, '00대학'이다. 北京大学,清华大学... 그리고 현지에서는 대체로 두 글자로 줄여서 부르는 것 같다. 들어본 줄임말을 써보자면, 북경대(北京大学)는 北大, 칭화대(清华大学)는 清华, 북경항공항천대(北京航空航天大学)는 北航, 북경우전대(北京邮电大学)는 北邮... 이런 식이다.
** 이 글의 중국어 번역은 적당히 뜻만 통하게 했다.
*** 관련해서 资讯非常道 프로그램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직접 들어보고 싶다면, 다시듣기로 들을 수 있다. 2020년 1월 15일자고, 05:00~24:00 정도에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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